라이믹스 호스팅 서비스 현황 및 개발 환경에 대하여

@가이더님의 라이믹스에 바라는 점 이라는 글에 댓글을 적다보니 내용이 길어져 글로 작성했습니다.

제공 중인 서비스

이온디호스팅에서 라이믹스 호스팅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습니다. 서버 지식 없이도 시작할 수 있도록 구성되어 있으며, 제로보드 및 XE 업그레이드 서비스도 함께 제공합니다. PHP8에 맞춘 써드파티 모듈 업그레이드 서비스 역시 이용 가능합니다.

기존 고객들을 대상으로 시범 운영을 몇 년째 진행 중이며, 200명 내외의 소규모 서비스이다 보니 별도의 대규모 홍보나 홍보 페이지 없이 조용히 운영하고 있습니다.

초보자용 무료 테마 3종을 세팅해두었습니다만, 디자인이 최근 트렌드와는 다소 차이가 있을 수 있습니다.

기술적 구현 현황

아임웹 수준의 실시간 편집기는 아니지만, 위젯페이지가 유사한 구성을 지원합니다. (참고 영상) 화면 UI의 완성도는 아쉬운 부분이 있으나, 개발 시간과 수익 창출이 명확하다면 충분히 개선 가능합니다. 다만 시간과 비용이 필요한 상황입니다.

기능을 추가로 개발하더라도 고객 입장에서 편하게 사용할 수 있는 수준의 매뉴얼이나 사용법 안내가 부족한 상태입니다. 구현 방향은 머릿속에 있지만, 실제 구현까지는 기획/디자인/개발 등의 과정에 시간과 비용이 소요됩니다.

모듈 설치 자동화는 현실적으로 어려우나, 추천팩 제안은 전문가(오픈카톡방, 질문게시판 등)에게 문의하시면 가능합니다. 다만 고객과 개발자 양측 모두 자동화까지 필요로 하는 수요 자체가 부족한 상황입니다.

관리자 UI 개선 의지는 있습니다. (관련 게시글) 하지만 고객 기준에 맞추기 위해서는 개발, 디자인, 퍼블리싱, 기획 등 전 영역을 커버해야 하는데, 디자인을 하다 보면 기능이 아쉽고, 기능을 만들다 보면 디자인에 소홀해지는 현상이 반복됩니다. 기능 구현에 집중하다 보면 만족할 만한 수준에서 작업을 마무리하게 됩니다.

카카오톡 채널, 네이버 예약, 인스타그램 연동은 레이아웃의 설정 기능으로 추가 가능합니다.

개발과 수익의 현실

개발자 입장에서는 수요가 충분하지 않고, 고객 입장에서는 개발 소스의 퀄리티가 기대에 미치지 못하는 상황입니다.

상용화 수준의 서비스 질을 확보하려면 노동 대비 수익 창출이 보장되어야 하는데, 과거부터 XE 자체로 발생하는 수익보다는 웹퍼블리싱, 웹사이트 제작, 서버 이전, 앱 디자인 등의 비중이 더 컸습니다. 제가 익숙한 서비스이기에 고객을 설득하여 XE 기반으로 제작해드리는 것이지, 실제로는 에이전시로부터 의뢰받는 웹퍼블리싱, 앱 디자인, 서버 관리 수익이 더 큽니다.

XE는 개인 고객이 많아 저렴한 단순 커스터마이징 작업이 주를 이루며, 작업량은 많으나 수익은 저조한 편입니다. 회사나 병원, 협회 등 일반 고객을 대상으로 별도의 홈페이지 제작 마케팅이나 광고를 진행하지 않았기 때문에, 개인 브랜드가 개발자나 에이전시에는 알려져 있어도 실제 B2C 클라이언트에게는 생소합니다. 이러한 고객층은 마케팅이나 디자인 회사들이 더 많은 접점을 가지고 있습니다.

XE 오픈마켓을 8-9년 운영했으나 월 수익 5-10만 원을 채우기도 어려운 상황입니다. (상품 가격은 몇천 원부터 몇십만 원까지 다양합니다)

제품 비용을 낮추거나 개발 리소스를 줄여 단가를 낮추는 방법이 있지만, 고객이 원하는 퀄리티는 상용 서비스 수준이어야 합니다. 현실적으로는 제 스타일이 구식인 것을 인정할 수밖에 없습니다. 신규 개발 인력 유입 없이 구세대 개발자인 제가 만들다 보니, 요즘 트렌드를 따라가기 어렵습니다.

기존에 만들어놓은 것들도 디자인 껍데기만 바꾸면 충분히 사용 가능하나, UI 개발자가 할 수 있는 것과 일반 유저가 생각하는 것 사이의 갭이 크다 보니 설득력이 떨어지는 상황입니다.

어떤 레이아웃은 한 달 넘게 작업하기도 하고, 기능 개발도 마찬가지입니다만, 이를 통해 벌어들인 수익은 10만 원 미만입니다. 현실적으로 생계를 유지할 수준에도 미치지 못하는 상황입니다.

스튜디오02, XE템플릿, 세진님 정도가 일반 고객이나 에이전시에서도 인지도가 있는 편인데, 수천 개의 XE 사이트 중에서 이분들이 상위 1% 정도로 보입니다. 잘 팔린다 하더라도 현재 시점에서 억대 수익을 거두기는 어려울 것으로 판단됩니다. 홈페이지 제작 분야의 수익 구조 자체가 그 정도 수준이 될 수 없습니다.

변화하는 시장 환경

결국 이러한 이유로 플랫폼이 등장했고, 그 플랫폼마저 크몽에 잠식당했습니다. 크몽에서 유명해진 이들은 강의 시장으로 진출했고, 너도나도 강의 시장에 뛰어들면서 사기 사례가 증가하자 전자책 시장으로 이동하는 흐름이 나타났습니다.

과거에는 이러한 것들이 무료였고, 지금도 충분히 무료로 가능합니다. 다만 고객들이 원하는 것은 쉽고 편한 것입니다. 그런데 이것이 말처럼 쉽지 않습니다. 이제는 서로 간의 신뢰가 약해진 상황입니다.

안 해본 것은 아니고 없는 것도 아닙니다만, 문의가 없어 마케팅에 집중해야 하나 싶기도 합니다. 기획/디자인/퍼블리싱/개발/서버관리까지는 해봤지만 마케팅은 해본 적이 없기에 저 역시 막막한 상황입니다.

아임웹, 웹플로우, 프레이머, 버블, 윅스 등 노코딩 시장의 강세와 더불어, 쇼핑몰 분야에서는 누리고의 파산으로 인해 추가 제작은 진행하고 있지 않습니다. 제작해두고 운영 중인 솔루션도 있습니다만, 개발 단가 문제로 인해 추가 문의는 없는 상태입니다.

쇼핑몰 시장은 카페24, 아임웹, 고도몰, 식스샵, 메이크샵, 네이버 스마트스토어 등 다양한 솔루션이 이미 나와 있습니다. 개인이 홈페이지에 소소하게 기록을 남기던 시장은 이제 개인 인스타그램, 스레드, 트위터, 페이스북 등으로 분산되었습니다. 과거 홈페이지 시장의 영광을 기대하기는 어려운 상황입니다.

그럼에도 희망이 있을까?

노코드 툴이 아무리 발전해도 여전히 한계는 존재합니다. 복잡한 비즈니스 로직이나 특수한 요구사항, 기존 시스템과의 연동이 필요한 경우에는 결국 개발자의 손길이 필요합니다. (이런 경우엔 Next.js + Supabase로 요즘엔 더 쉽게 구현이 가능하기도 합니다. ㅠㅠ)

노코드 플랫폼의 종속성이나 확장성 한계를 경험한 고객들이 다시 CMS 기반 솔루션을 찾는 경우도 분명 있습니다.

그럴 땐 왜 CMS 솔루션일까를 고민해봤습니다.

첫째, 이미 축적된 데이터와 콘텐츠입니다. 수년간 쌓인 게시물, 회원 데이터, 첨부파일을 새로운 플랫폼으로 마이그레이션하는 비용과 리스크가 만만치 않습니다.

둘째, 비개발자도 관리할 수 있는 관리자 페이지의 존재입니다. Next.js로 만들면 결국 개발자가 계속 붙어있어야 하지만, CMS는 담당자가 직접 콘텐츠를 관리할 수 있습니다.

셋째, 한국형 커뮤니티 구조에 최적화되어 있습니다. 게시판, 댓글, 포인트, 등급 시스템 등 한국 웹사이트에서 필요로 하는 기능들이 이미 구현되어 있고, 이를 처음부터 개발하려면 상당한 시간과 비용이 듭니다.

넷째, 초기 구축 비용입니다. 스타트업이나 소규모 사업자 입장에서 Next.js 개발자를 고용하거나 외주를 맡기는 것보다 CMS 기반으로 빠르게 시작하는 것이 현실적인 선택일 수 있습니다.

물론 이런 이유들도 점점 약해지고 있는 것이 사실입니다. 하지만 적어도 당장은, 여전히 CMS를 필요로 하는 영역이 존재합니다.

제로보드와 XE에서 라이믹스로 이어지는 레거시 시스템을 관리하고 업그레이드할 수 있는 개발자는 점점 줄어들고 있습니다. 이는 역설적으로 이 분야 전문성의 가치를 높일 수 있는 요소입니다. 여전히 라이믹스를 선택하는 고객들이 있고, PHP8 업그레이드나 써드파티 모듈 지원이 필요한 사이트들이 존재합니다.

라이믹스 생태계가 지속되려면 개발자 혼자의 힘만으로는 어렵습니다. 개발은 할 수 있지만 디자인이 약하고, 기능은 만들 수 있지만 UI/UX가 부족하고, 기술은 있지만 마케팅을 모르는 상황입니다.

수년간 협업 파트너를 찾아봤지만 현실은 쉽지 않았습니다. 디자인, 기획, 마케팅 등 각자의 전문 분야를 가진 분들과 지속적이고 성실한 협업을 이어가는 것은 생각보다 훨씬 어려운 일이었습니다. 서로의 기대와 현실, 수익 배분과 작업 방식의 차이를 맞춰가는 것 자체가 또 하나의 과제였습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기존 고객들이 있고, 여전히 필요로 하는 분들이 계시기에 조용히 운영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화려한 성장이나 큰 수익은 아니지만, 이것이 제가 할 수 있는 방식이고, 라이믹스 생태계에 기여할 수 있는 방법이라고 생각합니다.